안녕하세요. 사업의 기초 체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쩐의 파이프라인' 잉크사장입니다.
지난 글들에서 저는 정부의 '정책자금'이라는 든든한 지원군 덕분에 창업 초기의 험난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정책자금은 제게 생명수와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성장할수록 저는 깨달았습니다.
언제까지나 정부의 도움에만 기댈 수는 없다는 것을요.
진짜 사업가로 인정받고, 더 큰 성장을 위한 '실탄'을 확보하려면,
저는 이제 **'1금융권 은행'**이라는 더 큰 무대로 나아가야 했습니다.
문제는, 은행이 바라보는 '나'는 더 이상 정부가 지원하는 유망주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오직 **'사업자 신용'**이라는 냉정한 데이터로만 저를 평가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지난 1년간, 정책자금이라는 '훈련용 자전거'의 보조바퀴를 떼고, 오직 저의 '사업자 신용'이라는 두 다리로 1금융권의 높은 문턱을 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담은 기록입니다.
1. '사업자 신용'이란 무엇인가: 은행이 보는 3가지 핵심 지표
은행 문을 두드리기 전, 저는 먼저 은행이 저를 어떻게 평가할지 알아야 했습니다.
제가 파악한, 1인 창업가의 '사업자 신용'을 결정하는 3가지 핵심 지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① 꾸준하고 증명 가능한 '매출': 은행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이 사업이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가?'입니다. 들쑥날쑥한 매출이 아닌, 매달 꾸준히 입금되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핵심이었습니다. 저의 '렌탈' 사업 모델은 이 부분에서 큰 강점을 가졌습니다.
- ② 건강한 '재무제표': 즉, '그래서, 이익은 나고 있는가?'입니다. 저는 지난 '종합소득세 신고' 글에서처럼, 제가 직접 작성한 '간편장부'와 국세청에 신고된 공식적인 '소득금액증명원'이 제 사업의 성적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③ 대표자의 '개인 신용': 1인 기업에게, '사장'의 신용은 곧 '회사'의 신용이었습니다. 저는 제 개인 신용점수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작은 카드값 연체 하나 없이 철저하게 관리했습니다.
저는 이 3가지 지표를 'AAA 등급'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지난 1년간 장기적인 신용 구축 프로젝트에 돌입했습니다.
2. 1년간의 기록: 제가 '사업자 신용'을 쌓아 올린 4가지 방법
신용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성실함과 투명함의 꾸준한 축적이었습니다.
1. 사업과 개인의 '돈'을 완벽하게 분리했습니다.
가장 먼저, 개인 계좌와 뒤섞여 있던 모든 금융 거래를 분리했습니다.
**'사업용 계좌'**와 **'사업용 신용카드'**를 별도로 개설하여, 렌탈료 입금부터 잉크 매입까지 모든 거래를 오직 이 두 채널을 통해서만 처리했습니다.
이는 제 사업의 현금 흐름을 투명하게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습니다.
2. 모든 거래를 '간편장부'에 기록했습니다.
저는 지난 종합소득세 신고 때처럼, 모든 매출과 매입을 저만의 엑셀 '간편장부'에 매일같이 기록했습니다.
이것은 더 이상 세금 신고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은행에 제출할 제 사업의 '공식적인 역사책'을 쓰는 과정이었습니다.
3. 단 1원의 '세금'도 연체하지 않았습니다.
분기별 부가가치세, 5월의 종합소득세. 저는 단 한 번도 신고 기한을 넘기거나 세금을 연체하지 않았습니다.
은행에게 '세금 체납' 기록은 "나는 돈 관리에 무책임한 사람입니다"라고 광고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4. '대표자'로서의 신용을 관리했습니다.
사업용 대출 심사 시, 은행은 반드시 대표자의 개인 신용 정보를 조회합니다.
저는 제 개인 신용점수가 깎일 만한 행동(카드론, 현금서비스, 잦은 연체 등)을 철저히 피하며, 저 자신이 사업의 가장 튼튼한 '보증 수표'가 되도록 관리했습니다.
3. 심판의 날: 1금융권 은행의 문을 두드리다
창업 2년 차가 되던 해 봄, 저는 지난 1년간의 재무 자료를 모두 정리하여 제 주거래 은행인 지역의 한 시중 은행(1금융권) 기업금융팀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제가 준비해 간 '무기' 목록
- 사업자등록증, 부가세과세표준증명원, 소득금액증명원 (홈택스 발급)
- 지난 1년간의 상세 '간편장부' 출력물
- 주요 거래처와의 '렌탈 계약서' 사본
- 제 사업의 비전을 담은 '간단한 사업소개서' (지난 정부 지원 사업 때 썼던 사업계획서를 요약)
저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세요"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난 1년간의 매출 성장 그래프를 보여주며, 제 사업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데이터'로 증명했습니다. 은행원은 서류 뭉치를 꼼꼼히 검토한 후, 제게 말했습니다.
"사장님처럼 준비된 1인 기업은 오랜만에 뵙습니다.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2주 뒤, 저는 마침내 제 이름과 제 회사 이름으로, **3천만 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 방식 사업자 신용 대출**을, 그것도 매우 낮은 금리로 승인받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정책자금보다 더 짜릿한 성공의 순간이었습니다.
4. '지원'을 넘어 '신용'의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1금융권 대출 성공은 제게 단순히 3천만 원의 운영 자금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제 사업이 더 이상 정부의 '지원' 대상이 아닌,
시장에서 스스로의 '신용'을 증명해 낸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인정받았다는 '훈장'과도 같았습니다.
정책자금은 우리가 걷는 법을 배울 때 잡아주는 '부모님의 손'과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그 손을 놓고 스스로 달려야 합니다.
'사업자 신용'을 쌓는 과정이 바로 그 독립을 위한 근력 운동입니다.
1인 창업을 꿈꾸는, 그리고 이제 막 시작한 사장님들. 정부 지원금에만 안주하지 마십시오.
창업 첫날부터 당신의 모든 거래를 투명하게 기록하고,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며, 당신의 '신용'을 차곡차곡 쌓아나가십시오.
그 신용이야말로, 당신의 사업을 진정한 성장의 고속도로로 이끌어 줄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