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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렌탈 출입 허가부터 첫 납품까지 A to Z (B2G 영업 비밀)

by 월급쟁이의 사장되기 도전 202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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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저만의 파이프라인을 넓혀가고 있는 '쩐의 파이프라인' 잉크사장입니다.

제 사업의 기반이 되는 강원도는, 아시다시피 수많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군사 도시이기도 합니다.

저는 매일 차를 타고 지나가며 높게 쳐진 철조망 너머를 바라보았습니다.

저 안에는 수많은 사무실과 행정반이 있을 것이고, 그곳에서는 분명 수많은 프린터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을 터였습니다.

그곳은 저에게 '기회의 땅'인 동시에, 감히 넘볼 수 없는 '성역'처럼 느껴졌습니다.

일반 사무실처럼 문을 두드리고 명함을 건넬 수도 없는 곳.

어떻게 하면 저 철문을 열고, 1인 창업가인 제가 군부대와 거래를 시작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제가 '국방전자조달'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여 첫 계약을 따내고,

삼엄한 보안 절차를 거쳐 마침내 군부대라는 특수한 거래처에 제 프린터를 납품하기까지,

지난 몇 달간 겪었던 모든 긴장과 설렘, 그리고 그 안에서 깨달은 'B2G(기업-정부 간 거래) 영업'의 핵심 노하우를 담은 기록입니다.

 

군부대 렌탈 출입 허가부터 첫 납품까지 A to Z (B2G 영업 비밀)

 

1. 첫 관문 '국방전자조달'이라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

군부대에 물건을 납품하는 길은 오직 하나, '공개 입찰'을 통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저는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나라장터'와 함께, 군 전문 조달 시스템인 **'국방전자조달'** 사이트를 매일같이 드나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라장터가 전국의 모든 업체가 경쟁하는 '종합시장'이라면,

국방전자조달은 그보다 경쟁이 덜하고, 저와 같은 지역 업체에게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는 '전문 상점'이었습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저는 마침내 첫 번째 '승전보'를 울릴 수 있었습니다.
**"XX부대 행정반, 복합기 렌탈"**.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제게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쁨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2. 서류와의 사투 '민간인' 신분으로 군부대 출입허가 받기

낙찰의 기쁨도 잠시, 저는 '부대 출입'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습니다.

담당 군무원님께 연락하자, 제 메일로 수많은 서류 양식이 도착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인 제가 군사 보안 구역에 들어가는 것이었기에 절차는 상상 이상으로 까다로웠습니다.

제가 실제로 제출했던 서류 목록

  • 1. 출입업체 등록 신청서: 제 사업체의 기본 정보를 기입하는 서류입니다.
  • 2. 대표자 및 출입인원 신원진술서: 저의 개인 인적사항과 경력 등을 상세하게 기재하는,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서류였습니다.
  • 3.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 신원 조회를 위한 필수 동의서입니다.
  • 4. 사업자등록증 및 인감증명서: 사업체의 실체를 증명하는 서류입니다.
  • 5. 출입 차량 등록 신청서: 제 소중한 영업용 차량 '레이'의 차량번호, 차종 등을 기재하여 함께 출입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모든 서류를 꼼꼼하게 작성하여 메일로 발송하고,

2주일간의 신원 조회 기간이 지나서야 저는 마침내 'XX부대 출입 가능 업체'라는 자격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3. D-Day 제 인생 처음으로 위병소를 통과하던 날

설치 당일, 저는 약속 시간 30분 전에 부대 정문에 도착했습니다.

일반 회사와는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총을 멘 위병소 근무 장병에게 신분증을 제출하고, 제가 방문한 목적과 담당자의 이름을 말했습니다.

잠시 후, 담당 군무원님과 통화가 연결되고 나서야 저는 '방문자' 명찰을 목에 걸고 부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 차는 안내 병사의 유도에 따라 정확히 지정된 주차 공간에 주차해야 했습니다.

부대 안은 하나의 거대한 도시와도 같았지만, 모든 것이 엄격한 규칙 아래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제멋대로 행동해서는 안 되며, 철저히 '을'의 입장에서 겸손하고 프로페셔셔널하게 행동해야 함을 직감했습니다.

행정반에 도착하여 프린터를 설치하는 과정 내내,

담당 주무관님은 제 곁을 지키며 모든 과정을 지켜보셨습니다.

저는 평소보다 훨씬 더 꼼꼼하게 설치 작업을 진행했고,

케이블 하나까지 완벽하게 정리하며 제 전문성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4. 제가 깨달은 '군부대 영업'의 4가지 불문율

그날의 첫 경험과 이후 몇 번의 AS 방문을 통해,

저는 책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군부대 영업'의 불문율을 몸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1. '시간 약속'은 '법'이다: 약속 시간 10분 전 도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위병소 통과 절차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보안'은 '생명'이다: 허가받지 않은 장소로 이동하거나, 함부로 사진을 찍는 행위는 절대 금물입니다. 휴대폰 카메라 렌즈에는 보안 스티커를 부착해야 합니다.
  3. '겸손함'과 '존중'이 최고의 무기다: 상대방의 계급과 상관없이, 모든 군인과 군무원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저는 저를 안내해 준 젊은 병사에게도 늘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4.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이 정도는 아시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작업 전, 작업 중, 작업 후에 모든 진행 상황을 담당자에게 명확하고 상세하게 보고해야 합니다. 이것이 '신뢰'를 만드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5. 철조망 너머에는 '신뢰'라는 이름의 새로운 시장이 있었다

군부대와의 거래는 분명 까다롭고 번거롭습니다.

하지만 한번 뚫고 나면, 그 어떤 시장보다 **안정적이고 확실한 시장**이기도 합니다.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군부대는 사라지지 않으며,

예산이 한번 책정되면 대금 결제는 단 하루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이루어집니다.

무엇보다, 이 폐쇄적인 시장에서 한번 '신뢰할 수 있는 업체'로 자리 잡게 되면,

그 평판은 보이지 않는 가장 강력한 진입장벽이 되어 다른 경쟁자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줍니다.

저는 철조망 너머에서 두려움을 본 것이 아니라,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발견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저처럼 지역 기반의 B2G 사업을 꿈꾸는 1인 창업가라면,

당신의 동네에 있는 관공서와 군부대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 굳게 닫힌 문을 열기 위한 과정은 복잡하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당신의 사업은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단단한 성벽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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