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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를 내던 날, 통장 잔고 1,300만 원과 함께 얻은 '진정한 자유'에 대하여

by 월급쟁이의 사장되기 도전 2025.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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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쩐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가는 잉크사장입니다.

지난 글을 통해, 저는 평범한 월급쟁이가 어떻게 창업을 결심하고, 종잣돈을 모으고, 기술을 배우고, 사업 아이템을 확정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준비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 왔습니다. 바로 **퇴사 D-day**였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지난 몇 년간 몸담았던 회사에 제 손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던 그날 하루의 모든 것을 담은 기록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무거웠던 서류 봉투, 10분 남짓한 면담 시간,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끝난 뒤 제가 마주했던 통장 잔고와 제 마음속의 거대한 변화에 대한 솔직한 고백입니다.

 

사직서를 내던 날, 통장 잔고 1,300만 원과 함께 얻은 '진정한 자유'에 대하여

 

1. 세상에서 가장 무거웠던 서류 봉투... 그리고 마지막 출근길

그날 아침의 공기는 유난히 차갑고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밤새 수십 번을 고쳐 쓴 사직서를 프린트하여, 구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하얀 봉투에 담았습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출근길이었지만, 가방 속에 든 그 봉투 하나가 제 발걸음을 천근만근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이게 정말 맞는 선택일까?', '나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지난 몇 달간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던 확신이, 마지막 순간이 되자 불안이라는 이름으로 저를 흔들었습니다.

버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익숙한 풍경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이 길을 따라 보장된 월급을 받으러 가는 안정적인 삶. 저는 오늘 그 '안정'이라는 이름의 레일에서 제 발로 뛰어내리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켰지만, 모니터 화면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제 모든 신경은 오직 가방 속 하얀 봉투에, 그리고 잠시 후 제가 마주해야 할 부장님의 얼굴에 쏠려 있었습니다.

 

2. 내 인생을 바꾼 10분, 부장님과의 마지막 면담

 

오전 업무가 끝나고, 저는 마침내 결심을 굳혔습니다.

하얀 봉투를 손에 쥐고 부장님 자리로 향했습니다.

제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목소리는 차분했습니다. "부장님,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회의실에 마주 앉은 10분. 그 짧은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길고도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부장님은 놀란 표정으로 제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

회사가 싫어서도, 사람이 싫어서도 아니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내 이름'으로 된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제 오랜 꿈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하게도 부장님은 책망 대신 격려를 해주셨고, 제 사직서는 생각보다 담담하게 수리되었습니다.

회의실 문을 열고 제 자리로 돌아오는 그 짧은 복도를 걷는 동안, 저는 제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저를 짓누르던 무거운 갑옷이 벗겨져 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정말 돌아갈 다리는 불탔습니다.

오직 앞으로 나아갈 길만 남았습니다.

 

3. 나의 용기의 원천... 통장 잔고 1,300만 원에 대한 냉정한 분석

그날 저녁, 저는 집에 돌아와 조용히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 뱅킹에 접속했습니다.

지난 6개월간의 처절했던 챌린지의 결과물, 제 미래를 지켜줄 유일한 아군인 '종잣돈 통장'을 마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화면에 찍힌 최종 잔고는 **13,284,500원**. 누군가에게는 작은 돈일지 몰라도, 저에게는 6개월간의 새벽과 주말을 바친 피와 땀의 결정체였습니다.

저는 이 돈을 단 1원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자금 운용 계획'을 세웠습니다.

나의 '자유 펀드' 운용 계획

  • 1. 최소 생존을 위한 '비상금' (240만 원)
    월 80만 원씩, 최소 3개월간 수입이 0원이라도 버틸 수 있는 돈입니다. 이 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사용하지 않을 '심리적 안전망'입니다.
  • 2. 초기 사업을 위한 '투자금' (500만 원)
    중고 프린터 매입, 잉크 및 부품 구매, 개조에 필요한 공구 구입 등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사용할 '실탄'입니다.
  • 3. 6개월간의 '운영비' (150만 원)
    비상주 사무실 월세, 차량 유지비, 전단지 제작 등 마케팅 비용, 그리고 기타 잡비를 위한 자금입니다.
  • 4.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위한 '예비비' (나머지 금액)
    갑작스러운 기계 고장이나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입니다.

이 계획을 세우고 나니, 막연했던 두려움이 '관리 가능한 리스크'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돈이 아니라, '계획'이 주는 안정감을 얻었습니다.

4. 안정 대신 얻은 것: '자유' 그리고 '주도권'이라는 이름의 감정

퇴사를 결정하고, 동료들과 가족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걱정하는 사람도, 응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 마음의 변화였습니다.

저는 '안정적인 월급'이라는 보장된 미래를 포기했습니다.

그 대가로 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두 가지를 얻었습니다.

첫째는 **'자유'**였습니다.

내일 아침 몇 시에 일어나,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할지, 그 모든 것을 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

둘째는 **'주도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정해준 목표가 아닌, 내 스스로 세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삶의 주도권.

물론 앞으로의 길은 불안하고 험난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겪는 모든 실패와 성공은 온전히 저의 것이 될 것입니다.

저는 더 이상 남의 배에 탄 선원이 아니라, 제 작은 돛단배의 선장이 된 것입니다.

 

5. 퇴사는 끝이 아닌, 진짜 인생의 시작이었다

사직서를 제출한 날은 제 직장 생활의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제 진짜 인생의 고민도 끝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월급쟁이의 사장되기 도전'이라는 이 블로그의 진짜 이야기는, 바로 오늘부터 시작됩니다.

저는 이제 제 통장 잔고와 제 모든 것을 걸고, 세상이라는 망망대해로 나아갑니다.

부디 저의 이 용기 있는, 혹은 무모한 항해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그 기록을 함께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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